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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에페드린 약물 모함은 빨갱이식 혹세무민 야구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최동원, 선동열, 박찬호 모두 대투수였고 각자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다. 하지만 어떤 투수가 되었든 단순한 재조명을 넘어 악질 신격화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특정 선수를 우주 최강의 투수로 만드려고 하다 보면 다른 모든 요소들이 그에 맞춰 입맛대로 거짓해석되는 모습을 보이게 마련인데 이는 최동원도 다르지 않다.


인터넷 상에 박찬호 약물설이 최초로 전파된 것도 최동원 신격화에 의해서였다. 박찬호는 약물 도움을 받은 투수지만 최동원은 자연산 우월자라는 논리가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내세운 근거는 크게 두 가지로 98 방콕 아시안게임 당시 도핑 문제와 약물이 만연해 있던 메이저리그 소속이었다는 점이었다.


다음은 98년 아시안게임 당시 드림팀의 도핑테스트와 관련한 기사들이다.





(1998년 12월 9일 조선닷컴 기사)


박찬호는 대표팀의 제주도 전지훈련 중 감기약을 복용한 적이 있었고 박재홍은 한국시리즈에서 진통제주사(스테로이드)를 맞은 적이 있었다. 에페드린(흥분제) 엑기스를 복용한 선수도 있었다. 한국팀 자체조사 결과 2명의 선수가 양성반응을 보였고 박재홍과 최원호가 요주의 인물이라는 내용도 보인다.


2009년 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에 따르면 '박재홍이 오른발목 부상 치료를 위해 국소마취 주사를 맞고 연고를 바른 게 문제시 됐으며 박찬호도 코감기로 인해 감기약을 복용한 게 문제가 됐다' 라고 되어 있다.


2009년 오재근 한체대 교수의 발언은 좀 더 구체적이다. '1998년 아시안게임 당시 야구대표선수 중 한 명이 올림픽 금지약물인 에페드린(흥분제) 엑기스를 복용했던 것으로 자체 조사과정에서 드러나 문제가 됐었다''당시 에페드린을 복용한 선수가 복용한 지가 오래돼 반감기가 지났다고 주장했지만 태국 도핑검사 당국이 다른 선수를 검진하는 바람에 큰 문제로 비화하지 않았을 뿐'.


당시 한국 선수들 대부분이 도핑에 대해서 너무 무지했는데 당시에는 메이저리그나 일본이나 한국이나 프로야구에 도핑테스트라는게 없었기 때문이다. 고의던 실수던 아시안게임 도핑테스트에 적발되면 금메달이 박탈되기 때문에 한국팀은 전전긍긍했다. 다행히 도핑 테스트를 위해 무작위로 선택된 이병규 등이 음성판정을 받으면서 위기를 넘겼다.


이를 종합하여 박찬호가 사실은 감기약이 아닌 에페드린(흥분제)을 복용한 것이고 정치세력의 비호 덕분에 도핑 테스트 대상자에 뽑히지 않고 유야무야 넘어간 것이라는 약물 주장이 나오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오재근 교수는 특정 선수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감기약을 먹은 것으로 알려진게 박찬호 뿐이어서 교묘한 끼워 맞추기식 에페드린 약쟁이 몰아가기가 나왔던 것이다.


네 번째 98년 기사에 네모 친 부분에 대해서도 박찬호를 비호하려는 기사로 몰아가는 주장이 있었다.


'제주 합숙훈련 캠프서 추운 날씨 탓에 코감기에 걸렸던 박찬호는 감기약을 먹은 적이 있다. 대한야구협회 김병우전무는 "4강이 결정되기 전 대회조직위원회에 약성분의 내역을 밝히는 증빙서를 첨부해 자료를 제출하면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협회차원에서 급히 본국에 연락해 자료를 부탁해놨다"고 말했다.'


에페드린을 복용한 박찬호를 비호하기 위해 감기약으로 물타기하려는 언론의 노림수쯤 되는 것처럼 주장이 나왔다. 도핑검사 규정상 사전 승인을 받지 않은 약물 복용 후 증빙서 제출은 소용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물론 도핑검사 규정에 따르면 감기치료 등의 목적이어도 반드시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건 맞다.


그런데 박찬호가 감기약을 복용한 시점은 제주 전지훈련 기간이었고 이는 11월 14일부터 11월 30일까지였다. 그리고 방콕 아시안게임 야구경기는 12월 7일부터 12월 17일까지 열렸다. 사실 박찬호 입장에서는 대회 시작 전까지 시간도 많았으니 아무 생각없이 감기약을 구입하여 복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박재홍도 그렇고 다들 아마추어 종목 선수들이 아니라 도핑 테스트라는게 없었던 프로야구의 선수들이었으니 도핑 테스트에 대해 제대로 된 지식을 숙지하지 못해서 벌어진 일일 가능성이 높다. 기사에서 보듯 널리 쓰이는 보약 한약만 해도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한약을 지어 먹고 참가한 선수들도 많았다.


하지만 오재근 교수가 언급한 에페드린 엑기스를 보면 감기약하고는 거리가 좀 있어 보인다. 박찬호는 정말 감기약이 아니라 흥분제를 복용한 것인가?


http://sports.news.naver.com/kbo/news/read.nhn?oid=021&aid=0001993260


그러나 오재근 교수의 증언 전문을 보면 분명 박찬호가 아니라 국내 프로야구 구단 소속 선수를 두고 언급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2000년 기사를 보면 어째서 당시 최원호가 도핑 테스트 요주의 인물이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오재근 교수가 말한 에페드린(흥분제) 엑기스를 복용한 선수는 박찬호가 아니었다.


'박찬호는 쌀쌀한 날씨 탓에 가벼운 감기를 앓았는데 휴식을 취해도 별 차도가 없자 모교에서 운영하는 한양대학병원에서 감기약을 지어 먹었다. 박재홍은 오른쪽 발목을 심하게 다친 뒤 속칭 데포 주사를 맞고 경기에 임했고 최원호는 피로회복제를 다량 복용했다.'


아시안게임 당시 도핑테스트를 직전에 두고 야구협회에서 부랴부랴 박찬호와 박재홍이 이용한 병원으로부터 의사 소견서를 준비한건 때에 따라 복용 수 개월 후에도 약물 성분이 체내에 남아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아시안게임 개막 이전에 이뤄진 치료목적 사용이었음을 증빙하는 서류를 혹시라도 하는 마음에 마련하는 차원이었을 뿐이지 박찬호를 비호하기 위한 정치세력의 개입 운운할 일이 아니다.


중증 최빠 논리 중에는 에페드린이 마약이라 KBO 선수들은 복용했을 리가 없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흥분제, 각성제 따위의 약물은 미국, 일본 뿐만 아니라 7~80년대 한국 스포츠계에서도 만연했었고 극소량의 마약성분이 포함된 의약품 따위를 판매, 구매, 복용하는건 마약단속과는 관련이 없다.


그리고 한약재로 유명한 마황의 주성분이 바로 에페드린이다. 체력강화, 피로회복 효과가 좋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고 마황은 예전부터 보약으로 얼마든지 구입과 복용이 가능했다. 그나마 몇년 전부터 부분별한 마황 남용의 부작용이 국내에서 조금씩 이슈가 되는 수준이었다.




모든 정황을 종합해봤을 때 박찬호는 약쟁이가 아니라 감기치료를 목적으로 무심코 감기약을 복용했을 확률이 높다.


금지약물을 복용한건 일부 KBO 선수들이었지 박찬호가 아니었다.


최동원이 위대하다는건 잘 알겠는데 최동원 신격화를 위해 빨갱이식으로 박찬호 약물 모함을 하는건 정말 곤란하다.